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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형 의료서비스, 장애인 건강불평등의 대안 될까?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9-01
조회수
934
방문형 의료서비스, 장애인 건강불평등의 대안 될까?

대구 코로나19, IL센터 중심으로 가정간호방문 시행
“중증장애인의 건강 문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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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중 과거 12개월 동안 의료가 필요할 때 한 번도 의료제공을 받지 못한 것을 뜻하는

‘의료요구도 미충족률’은 17%에 달한다. 이는 비장애인의 의료요구도 미충족률 8.8%보다 약 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즉, 장애인들의 의료접근성은 비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는 의료체계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 취약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특히 대구지역은 코로나19 제1차 유행 때 장애인 자가격리자, 확진자가 나타났지만 이에 대한 공공의료 지원 체계가 전무해 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IL센터)에서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확진자가 나온 사람IL센터를 중심으로 가정간호방문이 시행됐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주최로 25일 대구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장애인의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한 토론회’에서는 대구사람IL센터에서 시범으로 선보인

방문형 보건의료의 중요성과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오갔다.

 

- 방문 간호, 장애인 건강평등권 구현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는 대구시의 장애인 의료서비스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등에 대한 정보접근은 물론이고

이동, 자가격리자와 확진자에 대한 지원 등 공공영역에서의 장애인 의료 지원은 매우 부족했다.

거점병원 현장 의사로 참여했던 김동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의사도 “장애인들에게 어떤 지원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밝혔다.

 

이에 장애인 확진자가 나온 사람IL센터를 중심으로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60명의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가정방문간호사업이 시행됐다.

중증장애인들은 코로나19로 집에만 머물러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이었다. 절반가량은 건강체크를 위한 전화 의사소통도 불가능했다.

 

가정방문간호사업 참여자 대부분은 장애인거주시설에서 탈시설한 장애인들로 시설에서의 경험도 건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권수진 다릿돌IL센터 사무국장은 “시설에서는 의료지원이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설당 촉탁의 1명이 배치되고 있는데,

월 2회만 시설에 머무르는 곳도 있어 정기적으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거주시설 대부분이 도서벽지에 위치하고 의료시설과도 동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정방문간호사업에 간호사 자격으로 참여한 여기동 사람IL센터 자원활동가도 “60명 중 3년 이내에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은 9명에 불과했고,

기초적인 건강검진조차 받지 못한 사람은 51명으로 85%에 달했다”며 “(자립 이후에도) 당사자가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잘 몰라 받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한 중증뇌병변장애인은 사지떨림이 너무 심해서 검진을 받을 수 없었다. 수면내시경도 고심했지만 방법이 없었다”며 장애로 인한 어려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 활동가는 “여러 실태조사에서 중증장애인의 영양 상태가 비교적 나쁜 것으로 나오지만, 이번 가정방문간호사업에서는

오히려 장애인의 비만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많은 장애인들이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장애인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취약했는데, IL센터 내에 정신건강 사회복지사를 두고 심리지원을 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여 활동가는 이번 가정방문간호사업은 장기적으로 중증장애인의 건강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안으로써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장애인의 건강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가정방문간호사업에서 △IL센터 중심의 거점 모델 △지자체와 IL센터 협력 모델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민간단체 중심이 아닌 공공영역에서 방문간호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신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중복장애 특별위원장은

“방문 재활, 방문 간호는 와상 장애인 등 의료시설 접근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적절한 방법이다.

그러나 민간 중심이 아닌 공공의 영역에서 제공되어야 한다”며 “지역마다 의료 인프라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보건소에서 방문보건사업으로 하는 방문건강관리,

지역사회 중심재활, 암환자 관리사업 등 기존사업에 예산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확장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중증장애인에 대한 방문간호의 필요성에 토론자들은 강한 욕구를 내비쳤지만, 이날 대구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출처]=https://beminor.com/detail.php?number=15020&thread=04r04